기록과 전승
크로메데의 일지
귀가 먹먹할 정도로 빽빽거려 대던 그 시끄러운 여자는, 다시는 내 눈앞에서 알짱거리지 못하도록 귀찮은 녀석들과 함께 성배 안에 통째로 가둬 버렸다.
그리고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는, 지독하리만치 어둡고 조용한 무스펠의 한적한 곳에 던져 버렸다.
뼈저리게 후회하며 그 안에서 영원히 썩어가도록.
정말이지 진저리가 난다.
대체 어디까지, 얼마나 더 내 앞길을 가로막고 방해할 셈인가 이 망할 세상은!
왜 내가 걷는 이 고독한 길에 자꾸 끼어들어 내 인내심을 시험하는 거지?
내 증오를 더 키우려는 심산이라면 아주 제대로 성공했다.
...하지만 분노로 시간을 지체할 여유 따윈 없다.
롭스틴... 나의 사랑, 나의 전부.
이제 정말 머지않았어.
곧, 곧 다시 만날 수 있어. 조금만 더 버텨줘.
설령 인과율을 뒤틀고 세상을 파멸로 몰고 가는 한이 있더라도,
내가 반드시 당신을 차디찬 죽음의 늪에서 되살려 낼 거야.
내 손으로 직접 당신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겠어.
그 대가로 내 영혼이 완전히 바스러지고,
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남김없이 잃어버린다 해도...
그 어떤 끔찍한 저주를 받게 된다 해도 난 상관없어.
당신이 없는 세상 따위,
나에겐 처음부터 아무런 의미도 없었으니까.
(이 뒤는 날카로운 필체의 알아볼 수 없는 낙서로 뒤덮혀 읽을 수 없다)